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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매트릭스가 개봉된 지는 10년이 다되어간다. 하지만 주변에서 재미없고 졸리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 영화에 대한 편견이 만리장성만큼 쌓여있어 매트릭스라는 영화에 대해 단지 영화 속 기괴한 장면들만이 머릿속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을 때쯤 수업시간을 통해 주요장면만 보았던 매트릭스는 만리장성을 우리집 담장만큼 낮춰줄 정도로 내겐 흥미롭게 다가왔다. 어떤것이 진짜인지, 우리의 오감내지 육감으로 느끼는 것이 진짜라면 그것은 단지 뇌에서 지시하는 것이라는 섬뜩한 말처럼, 매트릭스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평범하게 살고 있는 앤더슨에게 난데 없이 매트릭스가 널 잡았다니, 생각해보자, 내가 인터넷 채팅을 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누가 니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모두 뻥이고 넌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존재라고 한다면 보통 사람이라면 콧방귀 낄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나마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트루먼 쇼를 생각해보면 ‘설마?’라는 의구심정도는 들지 않을까? 그곳에서 진짜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출생, 직업, 가족관계, 사는 동네까지 모두 TV 프로그램의 각본대로 짜여진 것이기에 말이다. 만약 이런게 사실이라면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들은 전혀 이 세상의 진실을 알 턱이 없다.

그러나 영화 속 앤더슨은 네오다. 즉 세상을 구원하는 자.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이었던 프로도와는 다르게 그는 매트릭스의 세상에서 특출난 능력을 보여준다.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또한 이미 매트릭스의 세계에서 빠져 나온 사람들이 찾아와 준다. 마치 예수님이 태어났을 때 동방박사가 별을 보고 선물을 들고 마굿간으로 찾아오듯이 말이다.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성경을 바탕으로 두었다는 말에 처음에는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했지만 매트릭스 3편을 6시간에 걸쳐서 한 번에 본 바로 영화의 구석구석에 이와 같은 성경적 내용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영화는 네오가 자신을 알아가고 매트릭스란 것이 무엇이며, 이것을 왜 파괴해야 하고, 나아가 땅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왜 네오를 구원자라고 하는지에 대해 한편씩 보아서는 절대 감을 잡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만큼 3편 완결까지 전부 보아야 한다는 소리다. 물론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가 흥행을 나름 생각하면서 이같은 단계적 구조를 만들었겠지만 관객들에게도 한 번쯤 자신이 네오이고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옆에서 계속 말하는데 세상의 진실에 한발자국씩 다가서는 그런 궁금증과 재미를 선사해주고 싶지 않았을까?

물론 매트릭스에서는 이렇게 관객들에게 궁금증만 유발하고 있지는 않다. 영화의 기본 뼈대라고 할 수 있는 갈등 구조, 즉 크게 보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기계들과 자유를 원하는 인간들의 대립, 인간 내에서도 기계들과 맞서 싸워 자유를 얻으려는 인간과 현실의 괴로움을 잊고자 다시금 매트릭스 세계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인간의 대립, 컴퓨터 내에서도 매트릭스를 지배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스미스라는 또다른 지배를 원하는 프로그램 간의 충돌, 영화는 이런 다양하고 극한 대립의 끝을 다른 SF 영화들처럼 인간이 기계에 승리하여 지구를 다시 지배한다와 같은 뻔한 결말보다는 스미스라는 기계와 인간의 대립 속에서 탄생한 또다른 제3의 갈등의 씨앗을 네오가 제거함으로써 기계와 인간들 모두에게 평화라는 것을 안겨주는 방향으로 끝을 맺었다. 하지만 절대적 힘을 가지고 있는 기계들과 힘이 미약한 인간들이 힘의 불균형을 가진체로 평화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뒤가 뭔가 개운하지 못함이 계속 남아있었다. 차라리 저정도의 문명을 이룩하고 네오가 저런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터미네이터처럼 과거로 돌아가 매트릭스 자체를 파괴해도 되었을 텐데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물론 저작권에 걸리겠지만 내심 매트릭스에서 시원한 결말을 기대한 나로서는 네오가 인간들을 구원하긴 구원했지만 뭔가 불안감을 남긴 체 구원을 하였고, 마지막에 네오의 생사여부에 대해서도 아리송하게 끝을 낸 점, 그리고 매트릭스의 주축을 이루는 양 프로그램인 오라클과 매트릭스 창시자의 마지막 대화에서 매트릭스 창시자의 “이 평화가 얼마나 갈 것이라고 생각하나?”, “인간에게 자유를 줘야겠지.”, “난 인간이 아니거든.” 이 세 대사는 영화가 우리에게 더 할 말이 남은 것 같다. 아직도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기계라는 것과 약속이라는 것에 대해 인간들이 얼마나 그 약속을 잘 지키는 가에 대한 자기 반성의 충고가 담겨진 메시지라고 본다.




- 대학생활 마지막 학기에 들었던 대중문학의 이해 中 -

by 호선생 | 2009/03/25 00:36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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